設
미련에 대하여
호르텐시아
2006. 6. 19. 23:40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오지만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기다리지 않아도 꽃은 피지만 기다리고 기다려도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는 사람,
누군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을 위해 골목길 모퉁이에서 서성이지 마라.
기다려도 오지 않을 사람을 위해 먼 길을 내다보는 일은 얼마나 쓸쓸한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행여 올까 두 손 모으고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가슴 저린 일인가.
기다리지 않아도 꽃은 피지만 기다리고 기다려도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는 사람,
누군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을 위해 골목길 모퉁이에서 서성이지 마라.
기다려도 오지 않을 사람을 위해 먼 길을 내다보는 일은 얼마나 쓸쓸한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행여 올까 두 손 모으고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가슴 저린 일인가.
더 이상 기다리지 마라.
강물이 흘러가면 그뿐이듯 오지 않을 사람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 미련, 이정하
다섯 번은 넘고 열 번은 못 되는 경험에 비추어 말하면, 돌아오지 않을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결국 돌아오지 않는다. 애초에 미련이 많은 인간이라 때마다 있는 힘껏 부딪쳐 보고, 그때마다 번번이 실패하기만 했었다. 적어도 내게 미련의 정의는, 삶의 한 순간에 의미였던 사람에 대한 예의이다. 좀 과격하게 말해, 미련이 남지 않는 인간은 내게 인간답게 기억되지 않는 사람이다. 미련이 지속되는 시간과 사람이 남긴 추억은 비례하기에.
관계를 잇고 싶으면 과감히 다가서되, 상대가 원치 않는다면 돌아서야 한다. 관계는 어디까지나 두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 허나 돌아오지 않는다고 미련을 갖지 말란 법도 없다- 다만 거추장스럽지 않게. 다행히 이곳에 오지 않을 사람을 위해 혼자 조용히. 이 두 가지는 호된 경험의 역치 끝에 극히 최근,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