設
무제
호르텐시아
2006. 6. 29. 00:53
하스칼라 시대와 팔마흐 시대. 이제 내가 이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단어를 몇 번씩 머릿속에서 뇌어야 한다. 하스칼라 시대. 내가 좋아하는 아그논의 단편들이 속한 시대. 정조의 맹세. 전통과 새 문화. 팔마흐 시대. 아모스 오즈. 꿈과 현실의 간극. 더 어렸을 때는 단어를 스폰지처럼 빨아들였다. 단어와 그 뜻은 내 안에서, 본래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을 위해 준비된 자리를 찾아들어갔다. 나는 왜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방식으로 그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는지 궁금해했다. 이토록 자연스러운 것을. 하스칼라, 팔마흐. 낯선 히브리 낱말. 어쩌면 이틀, 혹은 사흘이면 그 단어는 마치 없었던 것처럼 녹아 사라질 것이다. 뭔가를 기억하기에 내 마음은 너무 앞질러 어딘가를 헤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