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you feel like dancing on your own

호르텐시아 2007. 2. 7. 13:34
...I could dance all night like I'm a soul boy
But I know I'd rather drag myself across the dance floor
I feel like dancing on my own
Where no one knows me, and where I
Can cause offense just by the way I look

And when I come to blows
When I am numbering my foes
Just hope that you are on my side my dear

온밤 내내 소울 보이처럼 춤출 수도 있지만
그저 무대 위로 자신을 끌어낸 것 뿐인 걸
마치 혼자 춤추는 기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흘긋 던진 눈길만으로 미움을 살 수 있는 곳에서

싸움이 코앞에 닥쳤을 때
적들의 숫자를 세야만 할 때
그저 그대가 곁에 있길 바랄 뿐,

Belle & Sebastian- There's too much love

[ Fold Your Hands Child, You Walk Like A Peasant, (2000) ]

가장 좋아하는 앨범의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종종 턱을 괴고 따라부르곤 한다. 두들겨맞을 지경이 되었을 때, 적들의 숫자를 세고 있을 때, 그저 그대가 곁에 있길 바랄 뿐.

물리적이든 사회적이든, 위기에 처해 본 사람이라면 알 터이다. 선뜻 손 내밀어 주는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같은 편에 서 주는 사람이 또 얼마나 적은지. 내게 손발가락을 합친 수보다 더 많은 진실을 깨우쳐 준 옛 일을 떠올린다. 당시의 내 잘못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잘잘못을 가리기 이전에, 어찌됐든 불러서 말이나마 한번 들어보자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뿐이다. 어느 쪽도 편을 들어줄 생각은 없다, 잘못했으면 조용히 나가라, 라고 냉정하게 말하던 사람들만이 몇 있었을 뿐이다.

그때 처음으로, 절감했다. 사실 내 편은 없었다는 걸. 겉으로는 절친하게 말을 섞어도, 실상 뒤집어 보면 실낱만도 못한 관계였다는 걸. 잔인할 정도로 가벼운 인간관계의 면모를. 그 미미한 관계나마 이어 보기 위해, 헛되이 손을 내밀던 자신이 뒤에 남았을 뿐이다. 딱 잘라 말하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철부지가 최초로 쓴맛을 봤다고 하겠다. 좀더 나이 먹은 이들은 빙긋 웃으며 그런 게 인생의 시작이지, 라고 한 마디 던질지도 모르겠다.

문득 생각한다. 개중 어떤 건ㅡ 공정함의 탈을 뒤집어쓴 소극적 미움이 아니었을지. 그녀를 싫어하진 않지만, 도와주고 싶은 생각도 없다. 어쨌든 책임이 있는 건 사실이니까. 잘못한 건 사실이니까. 저지른 사람이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되지. 그러니 냉정하게 따져 도와줄 필요도, 이유도 없잖아? 논리적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결론이다. 소소한 미움은 차라리 무관심에 더 가까워서, 당사자는 모르고 바라보는 사람은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작은 짐작으로, 미루어 생각했다. 나를 위해 말이나마 한 마디 해준 사람이 없었던 이유를. 소극적 미움을 샀기 때문이라면, 어째서일까.

답은 의외로 금방 나왔다. [생각하지 않는 편이 낫다.] 작은 눈웃음이나 손길 한 번이 호감의 불씨가 되듯, 무심코 던진 말 혹은 행동 하나가 미움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은 제각기 다르고 미움을 사는 원인도 제각기 다르다. 수천 수만 가지의 이유로 우리는 타인에게 미움을 살 수 있다. 너무나 많은 이유들이 있을 수 있기에, 기실 답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발을 밟은 것에 대해선 사과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을 속속들이 꿰뚫을 수는 없기에, 지나친 고민은 오히려 마음의 짐이 된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타인에 대한 소극적 미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풀리지 않은 아픔을 안은 채 갓 타국 땅에 도착해 혼란스럽기 그지없던 그 여름날 들은 한 마디- '뭐야, 너 정말 어리버리하구나?' 그때 그녀는 아마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 없이 툭 던진 한 마디 말이 누군가의 가슴에 깊게 앙금처럼 남은 걸. 그날 이후로 내가 그녀에게 연락하는 횟수는 신기하게도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모습조차 서로 보기 힘들어졌다. 허나 우연히라도 마주친다면 틀림없이 나는 그녀에게 가벼운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넬 터이다. 잘 지내니. 뭐하고 지내니. 연락하렴. 그러나 아마 결코, 내가 그녀에게 먼저 연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언가 또다른 계기가 생겨나지 않는 한.

때로는 서글픔이 극에 달할 땐 어깨를 붙들고 외치고 싶기도 하다. 너, 그리고 너. 다가가 말을 걸면 상냥하게 받아주지만, 사실은,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거지? 내가 어려움에 처하면, 마치 모르는 사람인 양 돌아서겠지? 그러나 역시 실제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너무나 작아서 들추는 게 민망하기에. 다만 막연한 심증만을 품고 혼자 슬픔을 삭일 뿐.

소소한 씁쓸함의 정체를 불현듯 깨닫고 있기에 우리는 두려워하는 게 아닐까. 웃으며 날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시선 뒤에 숨겨진 알지 못할 마음을. 이토록 많은 사람이 거리를 둔 채 상냥하게 웃고 있는 세계에서, 진정 내 편일 그대는 몇이나 될지. 멜로디는 달콤하고 가사는 스산하다.

..But it's best to finish as it started
With my face head down just staring at the brown formica
It's safer not to look around
I can't hide my feelings from you now
There's too much love to go around these days

하지만 역시 이런 생각, 지우는 게 낫겠어요
고개를 떨군 채 갈색 포마이커만 쳐다보고 있을 때면
돌아보지 않는 편이 나아요
그대를 향한 기분을 숨길 순 없는걸요
요즘의 매일이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 사랑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소심하게, 조금은 믿음을 담아 먼저 손 내밀어 본다. 그대가 어려울 때 곁에 있어 주겠다고. 그대도 나처럼 조금은 소심하고, 알 수 없는 타인의 마음이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지리라 생각하니까. 이것은 내 황금률. 혹은 당신을 위한 황금률.



노랫가사 번역 ㅈㅅㅈㅅ ㄱ-;;;;;;;
사실 옮기면 쪽팔릴 것 같았으나 영어의 포스 앞에 읽지 않고 넘길 분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제가 바로 그렇습니다-_;; 포스팅에 영어 있으면 일단 제낌ㄱ-;; 양키들에게 매일 부대끼는데 이굴루에서까지 잉글리쉬는 @$@^!&#!)

다시 읽어봐도 허접하군요.-_ㅜ 노래는 좋으니 링크 클릭하셔서 함 들어보시길;;;


P.s.s.

할려면 아주 적나라하게, 촉촉담백한 거 다 빼고 쓸 수도 있었지만서도.
그럼 역시 너무 비관적이고 무서운 전망이 될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