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at Penn
영어로 열 페이지짜리 페이퍼 만드는 법
호르텐시아
2007. 4. 27. 08:22
1. 먼저 참고자료를 모아옵니다.
2. 자리에 앉습니다.
3. 자판에 손을 올려 첫번째 문장을 적습니다.
4. 어째 단어가 맘에 안듭니다. brilliant라고 쓴 걸 다른 걸로 바꾸고 싶습니다.
5. 유의사전을 찾아봅니다. intelligent, alert, clever, quick. acute, penetrating, excellent, great, good, fine, wonderful, fantastic, marvellous, awesome, splendid, grand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6. intelligent는 어째 너무 지적인 냄새가 납니다. alert, penetrating, acute는 원래의 뾰쭉뾰쭉한 뉘앙스가 짙어서 맘에 안듭니다. clever는 잘못 쓰면 감독이 괜히 영악해 보일 것 같아요. 미안하니까 패스. great이나 grand는 좀 큰 느낌이 나고, good은 포괄적인데다 강한 느낌을 주기 힘들고, fine은 '그 정도면 무난히 했네' 라는 느낌이라 땡기지 않습니다. wonderful과 fantastic은 괜시리 오버하는 것 같아 또 제낍니다. awesome은 왠지 구어체 느낌. marvellous도 왠지 생각없이 감탄만 하고 있단 느낌. splendid는 어째 과도하게 꺄삐해서 또 제낌. 내가 원한 건 '쌈박하게 잘 표현했네'를 온몸으로 담고 있는 단어란 말야. 별수 없이 그냥 내버려두고 문장 구조를 바꿔 달리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7. 문장을 다 뜯어 고쳤습니다. 헉헉.
8. 그런데 맘에 안 듭니다. 첫번째 문장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9. 다시 뜯어 고쳤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있는 이 단어가 접속사인지 전치사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사전을 봅니다. 전치사입니다. 젠장.
10. 접속사를 넣어 다시 쓰니까 이제 좀 볼 만합니다. 그럼 됐습니다. 넘어갑시다. 새 문장을 써 봅니다.
11. 이번엔 '난관' 이라는 단어를 양키들이 알아먹는 단어로 골라 적고 싶습니다. 한영에 넣고 돌립니다. 단어가 몇 개가 나오는데 어째 뉘앙스가 다 아닌 것 같습니다. 일일이 영한에 넣고 돌립니다. 그래도 맘에 안 듭니다. 영한에 넣고 돌린 단어 n개를 다시 유의사전에 넣고 돌립니다. 위의 6을 n번 반복합니다.
12. 겨우 맘에 드는 단어를 찾았습니다. 일단 적습니다. 여기에 맞춰 문장을 만듭니다. 맘에 안 들면 들 때까지 7-10 반복.
13. 문장이 하나 둘 모여 열 페이지를 완성할 때까지 3-12 무한 반복 (.......)
...
......
...
14-1. 시간은 달 가듯 잘도 가는데 진행되는 속도가 달팽이의 그것입니다. 울화 게이지가 정점에 도달합니다.
14-2. 벌떡 일어나 벽을 마구 치기 시작합니다.
14-3. 주먹이 아파서 몇 번 못 치고 그만둡니다 (...)
14-4. 뭐 별 수 있나요. 다시 자리에 앉아서 무한 반복 (...)
.....
..
.....
14-5. 벌떡 일어나 침대에 몸을 던져 데굴데굴 구릅니다.
....
.....
..
14-6. 갑자기 미친 듯이 방 청소를 시작합니다.
...
.....
..
....
.......
14-7. 사람살려, (...)
....
..
...
......
15. 완성.
참 쉽죠? (.....)
후기 1. 페이퍼 쓰기란 곧 단어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합니다(...)
2. 한영과 영한에 넣고 돌리면 두 사전간의 크나큰 갭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꼭 제가 찾는 단어는 두번째더라구요.-_-;; 교수絞首를 치면 교수敎授가, 난관難關을 찾으면 난관卵管이 나오는 식. 한 10번쯤 반복되다 보니... 그나마 찾으면 다행입니다. 죽어도 원하는 단어가 발견이 안 되면 이제 그걸 누가 영어로 가르쳐 준단 말입니까(...)
3. 방금 리비젼 받으러 갔다 왔는데 반도 하기 전에 20분이 쫑났습니다. 그냥 메일로 보내라고 합니다. 두렵기만 합니다. 그래도 개요 플롯 다 짜서 빈틈없이 했다고는 하는데 다시 하드코어의 대장정인가...
사실은 지금부터 또 미술과제 하러 스튜디오에 갑니다. 자정까지는 일단 버티고 있을 생각입니다. 새벽에 돌아올 예정인데 이번에 갔다 오면 진짜 답글 달게요(...) 죄송해요 ㅠ_ㅠ
2. 자리에 앉습니다.
3. 자판에 손을 올려 첫번째 문장을 적습니다.
4. 어째 단어가 맘에 안듭니다. brilliant라고 쓴 걸 다른 걸로 바꾸고 싶습니다.
5. 유의사전을 찾아봅니다. intelligent, alert, clever, quick. acute, penetrating, excellent, great, good, fine, wonderful, fantastic, marvellous, awesome, splendid, grand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6. intelligent는 어째 너무 지적인 냄새가 납니다. alert, penetrating, acute는 원래의 뾰쭉뾰쭉한 뉘앙스가 짙어서 맘에 안듭니다. clever는 잘못 쓰면 감독이 괜히 영악해 보일 것 같아요. 미안하니까 패스. great이나 grand는 좀 큰 느낌이 나고, good은 포괄적인데다 강한 느낌을 주기 힘들고, fine은 '그 정도면 무난히 했네' 라는 느낌이라 땡기지 않습니다. wonderful과 fantastic은 괜시리 오버하는 것 같아 또 제낍니다. awesome은 왠지 구어체 느낌. marvellous도 왠지 생각없이 감탄만 하고 있단 느낌. splendid는 어째 과도하게 꺄삐해서 또 제낌. 내가 원한 건 '쌈박하게 잘 표현했네'를 온몸으로 담고 있는 단어란 말야. 별수 없이 그냥 내버려두고 문장 구조를 바꿔 달리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7. 문장을 다 뜯어 고쳤습니다. 헉헉.
8. 그런데 맘에 안 듭니다. 첫번째 문장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9. 다시 뜯어 고쳤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있는 이 단어가 접속사인지 전치사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사전을 봅니다. 전치사입니다. 젠장.
10. 접속사를 넣어 다시 쓰니까 이제 좀 볼 만합니다. 그럼 됐습니다. 넘어갑시다. 새 문장을 써 봅니다.
11. 이번엔 '난관' 이라는 단어를 양키들이 알아먹는 단어로 골라 적고 싶습니다. 한영에 넣고 돌립니다. 단어가 몇 개가 나오는데 어째 뉘앙스가 다 아닌 것 같습니다. 일일이 영한에 넣고 돌립니다. 그래도 맘에 안 듭니다. 영한에 넣고 돌린 단어 n개를 다시 유의사전에 넣고 돌립니다. 위의 6을 n번 반복합니다.
12. 겨우 맘에 드는 단어를 찾았습니다. 일단 적습니다. 여기에 맞춰 문장을 만듭니다. 맘에 안 들면 들 때까지 7-10 반복.
13. 문장이 하나 둘 모여 열 페이지를 완성할 때까지 3-12 무한 반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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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시간은 달 가듯 잘도 가는데 진행되는 속도가 달팽이의 그것입니다. 울화 게이지가 정점에 도달합니다.
14-2. 벌떡 일어나 벽을 마구 치기 시작합니다.
14-3. 주먹이 아파서 몇 번 못 치고 그만둡니다 (...)
14-4. 뭐 별 수 있나요. 다시 자리에 앉아서 무한 반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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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벌떡 일어나 침대에 몸을 던져 데굴데굴 구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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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갑자기 미친 듯이 방 청소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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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7. 사람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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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완성.
참 쉽죠? (.....)
후기 1. 페이퍼 쓰기란 곧 단어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합니다(...)
2. 한영과 영한에 넣고 돌리면 두 사전간의 크나큰 갭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꼭 제가 찾는 단어는 두번째더라구요.-_-;; 교수絞首를 치면 교수敎授가, 난관難關을 찾으면 난관卵管이 나오는 식. 한 10번쯤 반복되다 보니... 그나마 찾으면 다행입니다. 죽어도 원하는 단어가 발견이 안 되면 이제 그걸 누가 영어로 가르쳐 준단 말입니까(...)
3. 방금 리비젼 받으러 갔다 왔는데 반도 하기 전에 20분이 쫑났습니다. 그냥 메일로 보내라고 합니다. 두렵기만 합니다. 그래도 개요 플롯 다 짜서 빈틈없이 했다고는 하는데 다시 하드코어의 대장정인가...
사실은 지금부터 또 미술과제 하러 스튜디오에 갑니다. 자정까지는 일단 버티고 있을 생각입니다. 새벽에 돌아올 예정인데 이번에 갔다 오면 진짜 답글 달게요(...) 죄송해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