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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たし

비밀의 방

너무 많은 것을 말하지 않는 일에 익숙해져 버려서 오히려 이제는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아픈 것, 슬픈 것, 괴로운 일, 비참한 일, 씁쓸한 기억, 죽이고 싶은 사람, 미움, 혐오, 꼭꼭 잘 포개 담아 방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커져버렸다.

가끔 감정이 몰아닥쳐 너무나 심심한 밤이면 그 방 문을 열어 놓고 그 모든 악덕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그것만으로 놀랍게도, 조금 위안이 된다. 어디에 털어놓지 않아도 혼자서 고독하게 또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이렇게 감추어진 방의 존재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