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어느 쪽이냐면 음주사종보다 사주음종이다. 덕분에 재즈나 인스트루먼트처럼 가사가 없는 곡은 최근에야 듣기 시작하고 있다. 훨씬 겁 많았을 어릴 적엔 우연히 새로운 노래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먼저 가사부터 찾아보았다. 가사가 맘에 들면 비로소 듣기 시작하고, 아니면 마는 것이다.
최근 자주 듣는 노래 중에, 혹은 예전에 좋아하던 노래 중에 음미할 만한 가사들을 몇 개 찾아 적어본다. 마음에 금세 와닿는 건 아무리 좋아도 굳이 적지 않았다. 딱히 의도한 건 아닌데, 의외로 애정에 관한 내용이 많다. 거 희한하네. 발라드나 R&B 같은 건 평생 듣지조차 않았는데.
종종 이렇게 마음을 쿡 찌르는 가사를 옮겨 적고 싶다.
- Like a king, he graciously let go
It was Shiraz.
- Nouveau Son, It was Shiraz [이별의 그늘]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랜 동안 고통을 거쳐 마음을 닦아야만, 왕처럼 우아한 자세 혹은 체념으로 이별을 감내할 수 있을까. 짧은 문장 뒤에 그림자처럼 드리운 시간의 무게- 혹은 신산의 무게가 무겁다.
- 세상에서 가장 야한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여 주오
- Delispice 6집 Bombom, 꽃잎 날리는 길을 따라
- '야함'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섹스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살을 맞대는 행위다. 두 사람이 맨살을 맞대고 하나가 되는 일은 본능적이며, 본능적이기에 어떤 의미로는 절실하다. 단지 고독함을 떨치기 위한 섹스도 세상엔 엄연히 있으니. 죽은 연인을 따라가기 직전의 미칠 듯한 쓸쓸함, 사람의 온기에 대한 그리움을 '야함'이란 한 단어에 고스란히 실을 수 있었다니. 탁월하고도 슬프다.
- 네이팜처럼 차가웁게, 디스토션처럼 조용히 속삭여
아스피린처럼 달콤하게, 철조망처럼 부드럽게 감싸줘
- Delispice 6집 Bombom, 네이팜처럼 차가웁게
- 네이팜은 초토화를 위한 폭탄이고, 아스피린은 사탕이 아니며 철조망은 살갖을 찢을 수도 있다. 일그러진 대조가 선명하다. 마치 눈 앞에서 어긋나는, 혹은 어긋날 수밖에 없는 관계처럼. 때로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차가운 부조리처럼.
- there's a little kid and his family eating crackers like thanksgiving
and a pack of wild desperados scornful of living
the worlds is scratching at my door
my morning papers got the scores
the human interest stories, and the obituary
- Bad religion <Stranger than fiction>, Stranger than fiction
- 매일매일 신문은 눈뜨고 볼 수 없는 많은 일들을 머릿기사로 실어 올린다. 잘도 굴러가는 미친 세상. 노래가 명랑한 만큼 풍자는 상큼하고 신랄하다.
- you're a painting with symbols deep
a symphony, soft as it shifts to dark beneath
you're the scent of an unfound bloom
a simple tune, I only write variations to
- Sixpence none the richer 3 <Divine disconnect>, Melody of you
- 그대는 심오한 상징의 그림, 발견되지 않은 꽃무더기의 향기, 부드러워 어둠으로 이끄는 심포니, 혹은 다만 단순한 가락. 낯선 이에게 감추어진 퍼스낼리티를 불현듯 발견할 때, 마음에도 문득 이는 한 줄기 떨림. 언뜻언뜻 찾아오는 모든 미묘한 순간들을 위해.
- 悲しみに挑むような君が好きさ
슬픔에맞서는그대를사랑해
- Love psychedelico 2 <Orcherstra>, Life goes on
누구나 슬픈 일이 생기면 슬퍼한다. 혹은 울고 화낸다. 눈물도 분노도 결국 슬픔에 맞서는 과정이다. 감정을 극복하고 균형을 찾기 위한, 자연스런 몸과 마음의 반응. 슬퍼하는 당신을 연민하고 싶다. 나도 사람이라 슬플 일이 없지 않기에. 가끔 속으로 이 대목만 흥얼거릴 때가 있다. 때로는 나를 위함이고, 때로는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함이다.
최근 자주 듣는 노래 중에, 혹은 예전에 좋아하던 노래 중에 음미할 만한 가사들을 몇 개 찾아 적어본다. 마음에 금세 와닿는 건 아무리 좋아도 굳이 적지 않았다. 딱히 의도한 건 아닌데, 의외로 애정에 관한 내용이 많다. 거 희한하네. 발라드나 R&B 같은 건 평생 듣지조차 않았는데.
종종 이렇게 마음을 쿡 찌르는 가사를 옮겨 적고 싶다.
- Like a king, he graciously let go
It was Shiraz.
- Nouveau Son, It was Shiraz [이별의 그늘]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랜 동안 고통을 거쳐 마음을 닦아야만, 왕처럼 우아한 자세 혹은 체념으로 이별을 감내할 수 있을까. 짧은 문장 뒤에 그림자처럼 드리운 시간의 무게- 혹은 신산의 무게가 무겁다.
- 세상에서 가장 야한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여 주오
- Delispice 6집 Bombom, 꽃잎 날리는 길을 따라
- '야함'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섹스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살을 맞대는 행위다. 두 사람이 맨살을 맞대고 하나가 되는 일은 본능적이며, 본능적이기에 어떤 의미로는 절실하다. 단지 고독함을 떨치기 위한 섹스도 세상엔 엄연히 있으니. 죽은 연인을 따라가기 직전의 미칠 듯한 쓸쓸함, 사람의 온기에 대한 그리움을 '야함'이란 한 단어에 고스란히 실을 수 있었다니. 탁월하고도 슬프다.
- 네이팜처럼 차가웁게, 디스토션처럼 조용히 속삭여
아스피린처럼 달콤하게, 철조망처럼 부드럽게 감싸줘
- Delispice 6집 Bombom, 네이팜처럼 차가웁게
- 네이팜은 초토화를 위한 폭탄이고, 아스피린은 사탕이 아니며 철조망은 살갖을 찢을 수도 있다. 일그러진 대조가 선명하다. 마치 눈 앞에서 어긋나는, 혹은 어긋날 수밖에 없는 관계처럼. 때로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차가운 부조리처럼.
- there's a little kid and his family eating crackers like thanksgiving
and a pack of wild desperados scornful of living
the worlds is scratching at my door
my morning papers got the scores
the human interest stories, and the obituary
- Bad religion <Stranger than fiction>, Stranger than fiction
- 매일매일 신문은 눈뜨고 볼 수 없는 많은 일들을 머릿기사로 실어 올린다. 잘도 굴러가는 미친 세상. 노래가 명랑한 만큼 풍자는 상큼하고 신랄하다.
- you're a painting with symbols deep
a symphony, soft as it shifts to dark beneath
you're the scent of an unfound bloom
a simple tune, I only write variations to
- Sixpence none the richer 3 <Divine disconnect>, Melody of you
- 그대는 심오한 상징의 그림, 발견되지 않은 꽃무더기의 향기, 부드러워 어둠으로 이끄는 심포니, 혹은 다만 단순한 가락. 낯선 이에게 감추어진 퍼스낼리티를 불현듯 발견할 때, 마음에도 문득 이는 한 줄기 떨림. 언뜻언뜻 찾아오는 모든 미묘한 순간들을 위해.
- 悲しみに挑むような君が好きさ
슬픔에맞서는그대를사랑해
- Love psychedelico 2 <Orcherstra>, Life goes on
누구나 슬픈 일이 생기면 슬퍼한다. 혹은 울고 화낸다. 눈물도 분노도 결국 슬픔에 맞서는 과정이다. 감정을 극복하고 균형을 찾기 위한, 자연스런 몸과 마음의 반응. 슬퍼하는 당신을 연민하고 싶다. 나도 사람이라 슬플 일이 없지 않기에. 가끔 속으로 이 대목만 흥얼거릴 때가 있다. 때로는 나를 위함이고, 때로는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