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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at Penn

뉴욕의 구석진 호스텔방임다

^^; 오늘까지가 아이하우스 계약만기라, 그동안 사람만나랴 짐싸랴 좀 바빴습니다. 이젠 집도 절도 없는 신세라 한달 남짓은 떠돌이 인생입니다.

아침에 박스 다섯 개 끌고가서 한국으로 부치고, 남은 짐을 전부 트렁크에 넣어 창고에 넣고 깨끗한 방으로 만든 다음 키 반납하고 뉴욕으로 왔어요. 여행시의 징크스가 두 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떠나기 전후반에 한두어 시간씩 딜레이가 되는 것입니다.-_-; 오늘도 예외는 아니라서.. 거의 오후 열한 시가 다 돼서 브로드웨이 95번가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시즌이 시즌인지 늦게까지 여는 가게도 많고, 사람들도 꽤 돌아다니더라구요. 밤참 사러 맥에 들렀다가 레즈 커플에게 길을 물어 겨우 호스텔을 찾아냈습니다. 보통 1인실이 아닌 이상 어딜가나 선수필승인지라, 와보니 12개 침대 중 아래쪽이 꽉 찼더군요. 별수없이 오늘은 이층입니다. 욕실은 초기엔 제법 근사했을 듯한데, 빨간 커튼에 거뭇거뭇 물곰팡이가 잔뜩 피어 있더군요. 곧 녹아 없어지겠다. 그래도 더운물 잘 나오는 게 어디입니까. 어쨌든 여기는 뉴욕이니까 26달러에 하룻밤을 보내는 것만도 감사해야죠. 그래도 라운지에서 별이 뜬 반쪽짜리 하늘을 쳐다보며 먹는 치즈버거는 맛있었습니다.

방금 건너편 애가 깨서 뭐라 그러는군요-_-; 일단 노려보고는 씹었습니다만 곧 꺼야겠습니다. 모두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