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학교는 이중전공을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을 안 시켜 준다.
한자시험 2급을 치지 않아도 졸업을 안 시켜 준다.
토익이나 토플점수가 없어도 졸업을 안 시켜 준다.
...일단 제일 급한 게 이중전공이라, 앞으로는 영문과 행세를 좀 하기로 했다. 일단 여섯 과목을 넣어두고 플룻 수석인 친구놈의 관현악 연주를 감상하러 갔다(지휘자가 KBS 관현악단 수석이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당췌 어디서 협찬을 받아 오는지-_-;)...가, 펜 다녀온 영문과 친구들을 만나 얘길 했더니 사색이 되더라. 여섯 개면 너 안봐도 텍스트에 깔려죽는다, 반이 재수강일 거다, 그냥 휴학 생각 말고 나눠서 3학기 다녀라, 우리는 심화 30학점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51학점짜리 경영을 듣는다... ..그냥이면 모르겠는데 같이 다녀온 사람들이잖아!
2.
두려움에 떨며 심화로 바꿀까, 사회학으로 돌릴까, 아님 국제학으로 돌릴까, 간밤에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다가 떨리는 발걸음으로 청강을 들어갔다. 음. 중세영문학이군요. 텍스트는 가웨인과 녹색의 기사, 그리고 캔터베리 이야기... 캔터베리 이야기? ...거기다 영강, 매 시간마다 퀴즈 있고, 그룹 워크 있고, 토론 있고, 발표 있고, 중간고사 페이퍼는 싱글 다섯 페이지에 10포인트, 물론 시험은 다 치는데다 토론은 절대로 영어. 결정적으로 리딩 리스트에 텍스트 20개. ...교수님. 그거 아시나요. 사람이라면 한 학기에 영어 텍스트 20개를 읽을 순 없습니다.
그 다음 수업, 근대영문학의 흐름. 교재 세 권에 발표는 학기중에 두 번. 물론 시험 있고 영강에 교재 중 하나는 목차만 30페이지, 총 2800페이지인 영문학 앤솔로지 북,... ...괜찮게 느껴진다... 아까랑 비교하니.
나는 컴퓨터실로 내려가 정말로 진지하게 심화전공 시간표를 짜기 시작했다.
3.
나이 많은 사람의 친절한 조언을 듣고, 전날 미리 영문과 학과장님에게 메일을 보내 면담을 신청해 놓았었다. 들어가서 잔뜩 사색이 돼서 2년간의 플랜을 늘어놓으니, 한 학기 동안 너 하는 걸 봤는데 그냥 들어도 괜찮을 거라고, 그때처럼만 하면 걱정 없이 졸업할 거라는 격려를 해주셨다. 심화보단 이중전공이 나을 거라는 말씀과 함께.
...귀가 얇은 관계로 그냥 듣기로 했다 *-_-* 어차피 다른 걸 들어도 맨땅에 헤딩인 건 마찬가진걸.
그러나 교수님도 중세영문학은 꼭 빼라는 말씀을 말미에 덧붙였다.-_-;
그럼 중세영문학만 빼고 그냥 듣지 뭐 *-_-*~ (천연 보케)
4.
그리하여 영문학 앤솔로지에 이어 비슷한 분량의 미국문학 앤솔로지도 별 거부감 없이 구입(...) 하고, 빡세다는 셰익스피어 액팅 아웃도 그냥 듣기로 했다. 개망나니 카테리나나 미치광이 오필리어 중에 하나를 하게 되면 좋겠다. 낭만주의 사조 예습한다고 펼쳐보니, 고등학교 때 읽었던 오웰이나 버지니아 울프의 그리운 산문들이 있고, 익숙한 이름들이 있고... 어쩐지 즐거워졌다. 아무도 없길래 발표하기로 한 블레이크의 시도 낭송해 보고. 소리내 읽어 보면 시가 정말 노래를 위해 만들어진 운문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예전에 잠깐 몰두하다 만 소네트도 다시 쓰고 싶어지는걸. 의,의외로 영문과 적성에 맞을지도 (긁적)
5.
과외도 새로 구했고(물론 영어과외), 학교에서 영작 튜터로 봉사하고, 영문과 과목에 GRE 단어 암기까지 아주 영어로 처바른 한 학기가 되겠다.-_-; 지금도 벌써 정신이 없는데 앞으로 포스팅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읽고 있던 프롬의 책도 노트에 정리해야 되고 셰익스피어 인 러브도 감상하고 자야 하는데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머리는 아주 빠릿빠릿하게 돌아간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역시 게으른 생활엔 개강이 특효야.
우리 학교는 이중전공을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을 안 시켜 준다.
한자시험 2급을 치지 않아도 졸업을 안 시켜 준다.
토익이나 토플점수가 없어도 졸업을 안 시켜 준다.
...일단 제일 급한 게 이중전공이라, 앞으로는 영문과 행세를 좀 하기로 했다. 일단 여섯 과목을 넣어두고 플룻 수석인 친구놈의 관현악 연주를 감상하러 갔다(지휘자가 KBS 관현악단 수석이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당췌 어디서 협찬을 받아 오는지-_-;)...가, 펜 다녀온 영문과 친구들을 만나 얘길 했더니 사색이 되더라. 여섯 개면 너 안봐도 텍스트에 깔려죽는다, 반이 재수강일 거다, 그냥 휴학 생각 말고 나눠서 3학기 다녀라, 우리는 심화 30학점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51학점짜리 경영을 듣는다... ..그냥이면 모르겠는데 같이 다녀온 사람들이잖아!
2.
두려움에 떨며 심화로 바꿀까, 사회학으로 돌릴까, 아님 국제학으로 돌릴까, 간밤에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다가 떨리는 발걸음으로 청강을 들어갔다. 음. 중세영문학이군요. 텍스트는 가웨인과 녹색의 기사, 그리고 캔터베리 이야기... 캔터베리 이야기? ...거기다 영강, 매 시간마다 퀴즈 있고, 그룹 워크 있고, 토론 있고, 발표 있고, 중간고사 페이퍼는 싱글 다섯 페이지에 10포인트, 물론 시험은 다 치는데다 토론은 절대로 영어. 결정적으로 리딩 리스트에 텍스트 20개. ...교수님. 그거 아시나요. 사람이라면 한 학기에 영어 텍스트 20개를 읽을 순 없습니다.
그 다음 수업, 근대영문학의 흐름. 교재 세 권에 발표는 학기중에 두 번. 물론 시험 있고 영강에 교재 중 하나는 목차만 30페이지, 총 2800페이지인 영문학 앤솔로지 북,... ...괜찮게 느껴진다... 아까랑 비교하니.
나는 컴퓨터실로 내려가 정말로 진지하게 심화전공 시간표를 짜기 시작했다.
3.
나이 많은 사람의 친절한 조언을 듣고, 전날 미리 영문과 학과장님에게 메일을 보내 면담을 신청해 놓았었다. 들어가서 잔뜩 사색이 돼서 2년간의 플랜을 늘어놓으니, 한 학기 동안 너 하는 걸 봤는데 그냥 들어도 괜찮을 거라고, 그때처럼만 하면 걱정 없이 졸업할 거라는 격려를 해주셨다. 심화보단 이중전공이 나을 거라는 말씀과 함께.
...귀가 얇은 관계로 그냥 듣기로 했다 *-_-* 어차피 다른 걸 들어도 맨땅에 헤딩인 건 마찬가진걸.
그러나 교수님도 중세영문학은 꼭 빼라는 말씀을 말미에 덧붙였다.-_-;
그럼 중세영문학만 빼고 그냥 듣지 뭐 *-_-*~ (천연 보케)
4.
그리하여 영문학 앤솔로지에 이어 비슷한 분량의 미국문학 앤솔로지도 별 거부감 없이 구입(...) 하고, 빡세다는 셰익스피어 액팅 아웃도 그냥 듣기로 했다. 개망나니 카테리나나 미치광이 오필리어 중에 하나를 하게 되면 좋겠다. 낭만주의 사조 예습한다고 펼쳐보니, 고등학교 때 읽었던 오웰이나 버지니아 울프의 그리운 산문들이 있고, 익숙한 이름들이 있고... 어쩐지 즐거워졌다. 아무도 없길래 발표하기로 한 블레이크의 시도 낭송해 보고. 소리내 읽어 보면 시가 정말 노래를 위해 만들어진 운문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예전에 잠깐 몰두하다 만 소네트도 다시 쓰고 싶어지는걸. 의,의외로 영문과 적성에 맞을지도 (긁적)
5.
과외도 새로 구했고(물론 영어과외), 학교에서 영작 튜터로 봉사하고, 영문과 과목에 GRE 단어 암기까지 아주 영어로 처바른 한 학기가 되겠다.-_-; 지금도 벌써 정신이 없는데 앞으로 포스팅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읽고 있던 프롬의 책도 노트에 정리해야 되고 셰익스피어 인 러브도 감상하고 자야 하는데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머리는 아주 빠릿빠릿하게 돌아간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역시 게으른 생활엔 개강이 특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