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흥과 경이를 느끼는 부분이 엄청나게 부풀어 버렸다. 유기체와 전뇌 프로세스에 달라붙은 종양처럼. 바이러스의 이름은 행복이다. 오늘은 시험을 쳤다. 햄릿을 펼쳐서 던져주고, 긴 verse 중에서 아무 거나 골라 읽어보라고 하고, 누가 말하고 듣는지 맞추었다. 연습에선 완벽했는데 시험의 답은 완벽하지 못했다. 조금 씁쓸하다. 이제 또 시험을 친다. 오늘 밤은 좀 쉬려고, 생각은 많이 했는데 - 결국 잘 못 놀았다. 허허.
하늘의 냄새. 몇천만 화소를 초과하는 시신경. 발바닥에 느껴지는 포도의 감촉. 빛나는 나무의 이파리. 회전하는 전자의 스파크, 가시광선이 부딪치며 내는 스펙트럼, 공기 같은 원자가 모여 만드는 지질 성분에 뿌리를 뻗고 있는 유기체, 모두, 분자로 이루어져 있어. 작고 단단한... 아름답고 스마트한 세계. 끼익 하는 소리조차 내지 않으며 매끄럽게 굴러간다. 인간을 잠시 마음속에서 밀어두고- 발바닥의 포도 한 점에서 한없이 뻗어나가는 세계를 생각하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아름답지. 참. 아름다워. 아름다운 건 참으로 많다... 하나씩 필사적으로 발견해 가는 삶은, 좋다.
난,
더 아름다워질 수 있어.
익숙한 그 벡터로, 진화할 수 있어...
곧.
금방, 시작될 거야.
언제나 가장 잘 알고 있어.
기다려줘.
금방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