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습득한 현대 한국어 동사로서, 저녁 여섯 시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 연극 연습을 하고 방금 들어왔을 때의 심정과 상황을 한큐에 표현하는 데 사용한다. 발악, 절규, 드잡이, 칼싸움, 죽어가는 시늉, 가지가지 해야 하고 하고 있는데다 번번이 좌절한다. 연기자 존경한다.
좀 자고... 일어나서 병원 가고 다시 수업가야지.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예습할 수 있으려나.
예전 혈종이 크게 덧났다. 그 자리가 계속 곪고 진물이 나면서, 그 진액이 켜켜이 쌓여 손가락 한 마디를 넘어서는 코끼리 뿔 같은 덩어리가 되었다. 혹자는 종유석 같다고 하고 혹자는 먼지덩어리 같다고 하는데, 하나 확실한 건 인간의 몸에 달려 있을 모양이 아니란 것이었다. 알아서 나을 줄 알고 머리카락으로 가린 채 지냈는데 한 달 내내 악화일로라, 병원에 가니 선생님이 때릴 기세로 혼냈다. 마취 없이 긁어낸 딱지는 머리카락과 누런 올갱이, 피가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다닥다닥 엉겨 있는 아주 무서운 형태였다. ...덕분에 엉덩이에 주사도 맞고(...) 항생제 처방을 받고 이틀에 한번씩 들러야 한다. 그 자리가 또 덧나면 이제 주체가 안 되겠지. 옌장. 병을 키우지 말자. 난 참 가끔 보면 천연바보야. -_-;
쓸 거리는 쌓여 가는데 늘 시간에 쫓겨, 매번 쓸데없는 포스팅만 잔뜩이다. 사랑의 헛수고 감상평도 써야 하고, 송현옥 교수의 특강도 정리해서 올리고 싶은데...
...술을 마시지 말랬는데 간밤에 맥주를 두 컵이나 마셨다! 잊고 있었어. 어쩐지 아까 찬바람 맞으니 상처가 쑤시더라... 이제 죽는 건가!
...방금 다리를 확인해 보니 양 무릎에 주먹만한 멍이 들었다. 오필리어의 죽음 앞에서 무릎 꿇고, 죽을 때 또 꿇고... 이따 오후에 인촌기념관 뒤 시멘트에 바로 꿇을 생각 하니 또 쩐다.
한 시간을 더 잤더니 병원과 수업 중에 양자택일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갈등하다 수업을 갔다. 까짓거 병원은 다음에도 갈 수 있지만 휘트먼과 디킨슨은 이번 한 번뿐이란 말야. 예습을 안해갔더니 감흥이 떨어져서 슬펐다... 토요일에 병원가서 혼날 생각하니 또 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