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법 시험에서 5점 마이너스라는 사실을 깨닫고 내내 근심과 우울에 잠겨 있다... 확실히 난 지금 미쳐가고 있나 봐이게 다 연극 때문이다.
도망칠 수가 없다... 학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로.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다.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연극이 끝날 때까지, 기말고사가 끝날 때까지. 액팅 아웃은 30퍼센트, 기말시험은 40퍼센트, 또 다른 시험은... 아주 작은 것들이 내 뇌에 구멍을 내고 있어. 어째서 이렇게 작은 것들이, 큰 것도 아닌 사소한 점수 1점이 사람을 괴롭게 할 수 있는 걸까? 물론 이유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가령 이런 것: 1점 차이로 A+를 놓치고, A+를 놓쳐서 전액장학금을 놓치고, GPA상에서 A와 A+간의 미세한 차이로 대학원 입시에 실패하고, 대학원 입시에 실패하면 인생의 갈림길이 바뀐다.
어처구니없다고? 어처구니없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주 작은 구멍이라고 무시했던 게 끝까지 살아남아, 그동안의 모든 다른 노력들 위에 어쩔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걸 몇 번이고 보고 겪은 이후로는, 최대한 촉각을 곤두세워 인생의 티미한 버그를 잡아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끔찍하게 비루하고 편집증적이지만, 사소한 것에 목을 매달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을 혐오하지만, 시간이 흘러 흠 없이 완벽한 결과를 손에 쥐었을 때 밀려오는 안도감, 후회 없음, 흡족한 휴식을 위한 동경, 그 모든 걸 생각하면... 그래도 역시 반쯤 미쳐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구나.
인내심, 인내심을 기르자. 자제력을 더욱 길러 이보다 더 견디기 힘든 상황이 닥쳐도 인간에게 늘 친절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