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시각에 입각한 베이킹에서는 관능이고 뭐고 없고 골치아프기 짝이 없는 강적이다. (참조: 베이킹을 할 때 )
보통 요리에 쓰는 초콜릿은 다크 쿼버쳐다. 한 조각에 500g, 15X15cm에 두께가 3센치 정도로 상당히 두껍다. 그런데 요리할 때는 이놈을 가능한 한 조각조각 내어 잘게 부숴 주어야 한다. 야들야들한 판 초콜렛만 본 사람은 초콜릿이 사랑스럽고 연약한, 쉽게 다룰 수 있는 어떤 것처럼 느껴지겠지만(실제로 본인이 그랬지만), 이 녀석을 레시피에 써 있는 대로 100g 혹은 200g으로 분해- 그것도 잘게잘게-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 인식의 놀라운 전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톱은 없다. 있다손 쳐도 너무 크다. 망치로 내려치면 지나치게 부서져 버린다. 역시, 가능한 도구는 식칼 뿐인데 덩어리 초콜릿은 도저히 슥슥 썰리는 종류의 물건이 아니다. 썰리는 듯 미끄러지고, 슬쩍 녹으면서 그대로다. 칼날은 그저 덩어리에 박혀 있을 뿐이다. 그래서 한번은 톱날 칼로 미친듯이 그어대다 손가락을 썰어버려서, 초콜릿과 피가 범벅이 된 채 케이크에 들어가는 끔찍한 날도 있었다. 결국 찾아낸 방법은 적당히 금을 그은 후 칼등을 꾹꾹 눌러서 알아서 결대로 부서지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 힘을 주면 우둑- 하면서 부스러지는데, 그럴 떄마다 칼이 바닥을 쾅 치는 촉감이 부담스럽다.
어찌어찌 해서 별 탈 없이 조각을 잘게 내었다고는 해도, 그걸로 끝난 건 절대 아니다. 초콜릿은 본래 코코아매스와 코코아버터의 혼합물로, 시판용은 거기에 설탕과 우유가 더 들어간다. 즉 다량의 지질을 함유하고 있다. 이것이 일단 녹기만 하면 무조건 수세미가 넘쳐나게 퐁퐁이다. 혼합물인 관계로 버터처럼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한 조각씩 잘라먹다 손가락을 쪽쪽 빠는 정도로 끝나는 수준이라면 좋았을 것이다. 녹은 초콜릿으로 범벅이 된 그릇을 닦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중간에 수세미도 두어 번 빨아줘야 닦아놓은 그릇을 다시 닦는 수고를 면한다. 이래서야 도무지 사랑스럽지 않다. 불안하고 성가시고 골치아프다. 빙판길의 산을 조심조심 올라갔다가, 조심조심 내려와서 후- 힘들었어, 라고 말할 때의 느낌으로 오븐에서 결과물을 꺼낸다.
결국 초콜릿과 상대한다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악전고투.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아 흘러내릴 때의 그 관능 하나, 완성된 결과물의 맛 둘, 단지 그뿐으로라도 도전했다 후회하는 문제의 재료. 뭐, 이런 점에서도 연애랑 꽤나 비슷하다.
보통 요리에 쓰는 초콜릿은 다크 쿼버쳐다. 한 조각에 500g, 15X15cm에 두께가 3센치 정도로 상당히 두껍다. 그런데 요리할 때는 이놈을 가능한 한 조각조각 내어 잘게 부숴 주어야 한다. 야들야들한 판 초콜렛만 본 사람은 초콜릿이 사랑스럽고 연약한, 쉽게 다룰 수 있는 어떤 것처럼 느껴지겠지만(실제로 본인이 그랬지만), 이 녀석을 레시피에 써 있는 대로 100g 혹은 200g으로 분해- 그것도 잘게잘게-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 인식의 놀라운 전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톱은 없다. 있다손 쳐도 너무 크다. 망치로 내려치면 지나치게 부서져 버린다. 역시, 가능한 도구는 식칼 뿐인데 덩어리 초콜릿은 도저히 슥슥 썰리는 종류의 물건이 아니다. 썰리는 듯 미끄러지고, 슬쩍 녹으면서 그대로다. 칼날은 그저 덩어리에 박혀 있을 뿐이다. 그래서 한번은 톱날 칼로 미친듯이 그어대다 손가락을 썰어버려서, 초콜릿과 피가 범벅이 된 채 케이크에 들어가는 끔찍한 날도 있었다. 결국 찾아낸 방법은 적당히 금을 그은 후 칼등을 꾹꾹 눌러서 알아서 결대로 부서지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 힘을 주면 우둑- 하면서 부스러지는데, 그럴 떄마다 칼이 바닥을 쾅 치는 촉감이 부담스럽다.
어찌어찌 해서 별 탈 없이 조각을 잘게 내었다고는 해도, 그걸로 끝난 건 절대 아니다. 초콜릿은 본래 코코아매스와 코코아버터의 혼합물로, 시판용은 거기에 설탕과 우유가 더 들어간다. 즉 다량의 지질을 함유하고 있다. 이것이 일단 녹기만 하면 무조건 수세미가 넘쳐나게 퐁퐁이다. 혼합물인 관계로 버터처럼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한 조각씩 잘라먹다 손가락을 쪽쪽 빠는 정도로 끝나는 수준이라면 좋았을 것이다. 녹은 초콜릿으로 범벅이 된 그릇을 닦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중간에 수세미도 두어 번 빨아줘야 닦아놓은 그릇을 다시 닦는 수고를 면한다. 이래서야 도무지 사랑스럽지 않다. 불안하고 성가시고 골치아프다. 빙판길의 산을 조심조심 올라갔다가, 조심조심 내려와서 후- 힘들었어, 라고 말할 때의 느낌으로 오븐에서 결과물을 꺼낸다.
결국 초콜릿과 상대한다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악전고투.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아 흘러내릴 때의 그 관능 하나, 완성된 결과물의 맛 둘, 단지 그뿐으로라도 도전했다 후회하는 문제의 재료. 뭐, 이런 점에서도 연애랑 꽤나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