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일하다가 문득.
어떻게든 해야 된다는 생각이 사람을 참 강하게 움직인다. 암실 온도계가 32도였는데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여섯 시간 동안 작업하다가, 나와서, 저녁도 안 먹고 계속 일하다가- 노래를 부르러 갔는데, 마이크를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목소리도 간신히 콘트롤하다가 삑사리를 안 낼 데에서 내고. 딱 있을 만큼 있다 싶자 일 생각에 얼른 돌아왔는데 아드레날린 수치가 계속 올라가는지 머리가 터질 것 같고. 오는 길에는 코드 생각만 계속 하다가 숨이 막혀서 결국 자제하고. 지금도 배고픈지, 목마른지, 졸린지, 시간은 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 이런 기분도 있다는 걸 적어 놓자. 그리고 어서 이걸 완성하자. 완성하자.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