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스킨도, 근조 배너도, 아주 오랫동안 달고 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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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하는 싸구려 감상 따윈 감히 적을 수도 없다. 무겁다. 나와 같은 국적을 가진 동시대인들과 함께 짊어질 수밖에 없어 더욱 무겁고 무거운 무게다. 소리지르고도 싶고 뒹굴고도 싶고 찡그리고도 싶고 그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생각에 잠기고도 싶은데 내 몸은 하나라 결국 먼지와 땀에 더러워진 몸을 씻고 내일의 일을 위해 잠들러 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시간은 간다. 나를 늙게 하고 동시대인들을 늙게 할 시간이 지금도 일분일초 쉬임없이 나아간다. 무엇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무엇을 잊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짊어질 것인가. 새살처럼 돋아나는 시간이 내 목을 조르며 묻는다. 이 땅에서 다른 한국인들과 함께 자라고 호흡한 20대의 너는,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짊어질, 것인가.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이건 아니잖아요! 누가 말 좀 해봐요. 이건 정말 아니잖아요. 이래선 안 되는 거잖아요. 네? ...